주문하고 한 달을 기다려서 겨우 받았다. (각인 때문이지만)

$250 = 329,000원 이라는 기적의 계산법을 적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야할 목적은 분명했다.
1. 애플 기기와의 연동성
2. 오랫동안 기다려온 ANC
애플 기기와의 연동성은 모든 사람들이 알다시피 그 생태계 안에서는 큰 힘을 발휘한다.
뭔가 더 빠른 연결, 뭔가 더 자연스러운 연결
이런 것들을 원한다면 비싸더라도 AirPod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AirPod 1세대를 사용했었다.
배터리 성능이 많이 떨어져서 사용에 슬슬 불편함을 느낄 때쯤,
인천공항에서 세관 카드를 꺼내다가 잃어버리는 대참사를 맞이하게 된다.
그 뒤로 AirPod Pro가 나오기를 그저 기다렸다...
ANC를 달고 나와주기를 바라며..
드디어 나왔는데 막상 나오니까 생각은 했지만 현실에 마주한 가격은 생각보다 컸다.
여튼 돈이 없어서 출시하고도 한참을 못사다가 기적적으로 인턴을 하게 되고
생각대로 나는 페이를 제일 먼저 프로를 지르게 된다.
John-Bur를 외치며 내가 그 동안 썼던 무선 이어폰은 가성비 코드리스 이어폰으로 유명한 QCY-T1이라는 제품이었다.
가성비는 정말 좋았지만 (내 기준) 치명적인 단점이 꽤 있었다.
1. 딜레이가 거슬릴 정도로 심함. 이게 어느 정도냐면 YouTube를 보면 영상과 음성이 싱크가 안 맞아서 밀리는 현상 발생한다.
2. 연결이 까다롭다. 이게 따로 연결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었는데, 이거 하나 새로 연결하려고 아이폰에서 연결 끊고 다시 맥에다가 연결하고 이러면 진짜 대환장파티가 되어버린다.
3. 듣다보면 좌우끼리도 딜레이가 생긴다. 어느 순간 듣다보면 소리에서 입체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무슨 3D 효과를 넣은 줄 알았다.
4. 사람이 많으면 연결에 취약하다. 이게 어느 정도냐면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들으려고 연결했다가 중간에 너무 끊겨서 결국 유선 이어폰을 들고 다니게 되었다.
5. 크래들의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가 없다. 가끔 밖에서 방전돼서 힘들었다.
6. 마이크 성능이... 최악이다. 통화를 제대로 하기 힘든 정도...
그 외에 정말 음악만 들을 거면, 그리고 사람이 많지 않은 곳에서 들을거라면 만족하면서 들을만한 제품이었다.
말 그대로 '가성비'는 훌륭한 제품이었다.
출시된 지 좀 지나서 구매해서 그런지 2만원 안쪽으로 살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됐지 뭐.
여튼 이러한 단점들을 꾸역꾸역 참아가면서 결국은 샀다.
내 돈 주고 산 첫 'Pro' 제품이었다.
간단한 리뷰를 해보자면,
1. 소리는 준수하다. 이 부분은 AirPod 1세대를 사용하면서도 느꼈던 거지만 소리는 내가 좋아하는 소리 성향이다.
2. ANC(Active Noise Cancelling) 만을 고려한다면 다른 선택지도 있었지만 결국 나는 애플을 사용하니까 좋은 선택이었다.
3. ANC에 대해 일반적으로 조금 오해가 있는데, 모든 소리를 차단해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해주지는 않는다. AirPod Pro의 ANC는 일반적으로 평가를 종합했을 때, 체감보다 역체감이 심했다. 노이즈 캔슬링을 끄고 나면 주변이 이렇게 시끄러웠나?하는 느낌이다. 대부분 저역대의 음(버스 소리, 비행기 소리 등 엔진 소리들)을 잘 잡아주지만 고역대의 음(사람들이 말하는 소리, 지하철 안내 방송같은 것들) 잡아주지 못한다. 중저역대의 음이 많이 작아지기 때문에 음이 대체적으로 홀쭉해진 느낌이 든다. 따라서 노이즈의 힘이 많이 줄어들어서 들어오기 때문에, 상당히 조용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 정도의 기술을 이 정도의 크기에 집어넣었다는 것이 장점.
4. 의외로 신기한 기능이 노이즈 수용모드. 영어로는 Transparency Mode였나 그런데, 기존의 에어팟에서도 언젠가부터 ios에서 지원을 하기는 했다. 하지만 그렇게 자연스럽지도 않고 뭔가 딜레이가 있는 느낌이어서 잘 사용하지는 않았었다. 근데 AirPod Pro의 수용 모드는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다.
5. 애플 기기와의 연동성은 역시 최고
6. 에어팟 1세대 때는 무선 충전이 없었는데, 별 거 아닌 거 같았는데 무선 충전을 써보니 은근 편하다.
7. 누군가에게는 가격값을 제대로 하고도 남을 제품이고, 누군가에게는 33만원이라는 돈이 매우 아깝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쓰는 게 좋을 거 같다.
여튼 나는 다시 에어팟으로 돌아온 게 정말 편리하다.
애플이 요즘 Pro 라인업을 통한 고가의 프리미엄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는데, 욕을 많이 먹고도 있다.
물론 스마트폰의 가격은 정말 필요 이상으로 많이 오른 게 사실이지만, 오히려 이런 이어폰 제품류의 Pro 라인업은 테크에 관심이 많다던지, 아니면 정말 단어 그대로 음악을 하는 Pro들에게는 필요하던 기능일 것이다.
올해 아이폰도 SE2(or 9)이 예정되어 있는만큼 보급형 라인에도 신경을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