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6월 4일 새벽 2시에 San Jose Convention Center에서 Apple WWDC가 있었다. 전날 일정이 있어서 행사를 라이브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애플 공식 홈페이지를 살펴보면서 올 가을에 크게 바뀔 애플 디바이스들의 변화, 그리고 애플이 어떤 방향점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보려고 한다.
글을 들어가기 전에, 전반적이고 객관적인 내용이 아닌 필자의 주관에 따라 쓰는 글임을 밝힌다!
이번 WWDC에서 발표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OS의 변화 - iOS, iPadOS, watchOS, macOS
새로운 하드웨어 출시 - MacPro, ProDisplay
OS의 변화
이번 발표에서 개인적으로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iPadOS의 발표였다. 원래는 iOS로 통합되어 있었던 모바일 라인업이, 이제 iPad를 분리해서 따로 관리하겠다는 방향이 보인 부분이었다. 사실 이 부분은 iPad 유저들로부터 끊임없이 있어왔던 요구라고 생각한다. 예술과 같은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 주관적으로는 종합적으로도 - 태블릿 시장에서 iPad를 위협할 제품이 많지 않다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저들은 iPad가 그저 화면이 큰 iPhone이 아니어야 함을 요구해왔다.
그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iPad는 초기 모델이 비해서 iPhone의 iOS와 차별점을 두어가며 iPad가 그저 화면이 큰 iPhone이 아님을 증명해왔다. 하지만 iOS의 태생적 한계에 부딪힌 건지, 아니면 같은 iOS 베이스를 가지고 iPhone과 iPad를 업그레이드 해 나가기가 어려워서인지 이제 iPadOS를 출시하고 iPad를 더 iPad답게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보였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iPadOS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https://www.apple.com/ipados/ipados-preview/
위의 링크를 따라가면 iPadOS의 대략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iOS와 뭐가 다른지,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하나씩 보도록 하자.
1. 멀티태스킹 강화
iPad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멀티태스킹 기능이 강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같은 어플을 동시에 띄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동시에 같은 어플을 띄워놓고 작업할 수 있다! 텍스트 에디터 같이 동시에 작업 창을 여러 개를 띄워야 할 때는 이 기능이 정말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Home 스크린의 변화
원래는 메인 스크린에서 왼쪽으로 슬라이드를 했어야 보이던 위젯 창이 이제 드디어 메인 스크린으로 들어왔다! iOS를 쓰면서 불편했던 점 중에 하나도 위젯을 보려면 다른 창으로 넘어가서 봤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 부분도 해결되었다.
3. Apple Pencil의 강화
기본 그리기 도구의 팔레트가 강화되었다. 그리고 스크린샷 기능이 강화되었다. 이제는 단순히 화면을 캡쳐하는 것이 아니라 더 유연하게 스크린샷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Apple Pencil의 Latency가 9ms로 감소하여서 더 자연스러운 필기가 가능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Pencil로 스크린샷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바닥 모서리에서 긁어 올리면 된다고 한다!
4. macOS와의 연동
원래 Apple 디바이스 간에는 연동성이 좋기로 유명하다. Apple Pencil이 출시되고 iPad를 써보면서, Mac과의 연동이 좀 더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필자가 그렇지는 않지만, 디자인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드로잉을 하는 과정에서 iPad를 이용하면 좋지만, iOS 생태계에 갇힌 프로그램의 한계, iPad가 가진 리소스의 한계로 Apple Pencil 자체는 좋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힘든 것을 보았다. 하지만 이제, 다음 macOS인 Catalina의 Sidecar 기능을 이용하면 Mac에서 Apple Pencil을 사용하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실제로 OS가 공개되고 버그나 딜레이 같은 문제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컨셉 자체는 그림쟁이들에게 훌륭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iPad를 Mac의 세컨 디스플레이로 사용한다던지, 연결을 유무선 모두 가능하게 했다던지, iPad에서 스케치한 것을 간단하게 Mac에서 작성하는 문서에 집어넣는다던지 Mac과 iPad의 연동성을 신경 쓴 부분들이 보인다.
5. 키보드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한 작은 플로팅 키보드가 추가되었고, native로 스와이핑으로 타이핑이 가능하다. 입력할 글자들을 슥슥 밀면서 입력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iPad에서 키보드를 사용해 본 사람들이라면 알겠지만 여러 단축키들이 더 나은 앱 사용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Apple 기본 앱들이 더 많은 단축키들을 지원한다.
6. Files
Apple 앱인 Files가 개선되었다. 복잡한 구조로 된 폴더를 더욱 직관적으로 탐색할 수 있고 기존 Files 앱에서 부족했던 파일 정보라던지, 파일 미리보기 같은 기능들이 개선되었다. 그리고 이건 원래 있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iCloud를 이용한 iCloud Drive Folder Sharing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SMB 파일 서버도 편하게 Files 앱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SMB 파일 서버 설정을 하면 같은 네트워크 내에서 Files 앱으로 접근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외부 USB 기기들의 호환성이 좋아졌다. Apple을 생각할 때 많이 떠오르는 폐쇄적인 모습들을 하나씩 변화시켜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7. Safari
iPad를 위한 Safari가 개선되었다! UI도 변화를 주고 Mac용 Safari 같은 모양으로 바뀐 모습이다. 그리고!! 이건 정말 좋은 거 같다. Download Manager가 생겼다! 여러 개의 파일을 다운로드 하거나 이미 다운로드 한 파일들에 대한 간단한 관리를 할 수 있다. 크롬 브라우저의 다운로드 관리자를 생각하면 빠를 것 같다.
8. Dark Mode
내 기억으로는 Dark Mode가 처음 나온 것은 macOS Mojave였던 것 같다. macOS의 상징과도 같았던 밝은 계열의 스킨 외에도 Dark Mode를 지원해 준 것은 좋은 옵션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나는 아직 맥이 없지만 ㅎ 개인적으로 Dark Mode를 좋아하는 이유는(꼭 Mac이 아니더라도) 첫번째는 AMOLED 계열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전력 소모와 번인을 막아보고자..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좋아했다가, 어두운 계열의 테마가 마음에 들게 되었다. 또 눈에도 편하고 컨텐츠가 더 집중되는 효과가 있다.
9. Photos
역시 기본 앱인 Photos에도 많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싶은 변화는 사진 편집 툴의 강화이다. 필자는 원래 기본적인 톤 보정을 주로 하기 때문에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을 만들고 싶으면 Adobe Lightroom을 사용하지만 대부분은 iOS의 기본 사진 보정 툴을 이용해왔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강력하고 기본적인 용도로는 매우 충분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기본 내장 기능이기 때문에 빠르고, 많은 리소스를 사용하지 않고, 별도의 앱을 사용하지 않고 보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워크플로우에서도 꼬이지 않고 한번에 해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에 추가된 기능은 WB 보정, Sharpen, Definition, Noise Reduction, Vignette 등이다. Noise Reduction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할 지는 알 수 없으나 개인적으로 있으면 많이 사용하게 될 기능일 것 같다. WB도 마찬가지..
그리고 이제 동영상도 자르기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진처럼 보정이 가능하다! Photos 앱 안에서! 이렇게 되면 iPadOS가 출시되었을 때 삭제할 앱들이 몇 가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0. AirPods 공유
이건 메인 기능에 설명되어 있지는 않고 많이 하단에 추가되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해서 적어본다. 하나의 iPad에 2개의 AirPods을 페어링 해서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마치 어릴 적에 MP3에 일명 Y잭을 끼워서 이어폰 두 개로 듣던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11. 마우스 지원..!
이 기능은 Apple 공식 페이지에 나와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Assistive Touch 기능에서 Pointing Device가 추가되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인즉슨, iPad에서 마우스를 완벽히 지원하다는 말 보다는, 손가락이 하는 것을 마우스가 대신 해 줄 수 있다는 말로 해석하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iPad를 사용해 본 사람들은, 특히 문서 작업이나 어떤 생산성에 관련된 작업을 해 본 사람들은 이 포인팅 만이라도 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ㅎㅎㅎ 충분히 반길만한 기능이고, 생산성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마무리
사실 위에서 언급한 11가지의 변화 말고도 매우매우매우매우 많은 변화들이 있다. 당장이라도 베타 버전을 올려서 테스트를 해보고 싶지만, 수많은 버그와 싸우기에는 깡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을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ㅎ 혹시나 iPadOS의 많은 기능들을 보고 싶다면, 링크를 따라가도록 하자!
https://www.apple.com/ipados/ipados-preview/features/